영화로도 나왔던 이 책은 정말 영화에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감정들이 오고 가는 책이다. 미주와 승우. 그리고 미주가 세상에 주고 간 선물 주미. 대학교 때 머리에 국화꽃 향기가 나는 미주를 사랑하게 된 승우. 그리고 어렵게 승우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미주.
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.
나는 매일 온전히 당신의 그리움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.
오늘도, 어제도, 엊그제도 나는 매일 당신이 사는 집 근처에서 서성거리며
하루 해를 보내고 왔습니다.
당신이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기를 벌써 석 달이 넘어갑니다.
사람들은 내게 말할지 모릅니다. 어리석다고,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고.
아니 당신까지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지만
내 삶이 살아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때뿐입니다.
나만의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.
당신 집 근처에서 일고여덟 시간을 서성이며 기다리면 당신을 겨우 한두 번 볼 수 있습니다. 집에서 일하다가 슬리퍼를 신고 필요한 것을 사 가지고 돌아가거나
어딘가로 외출하는 시간입니다.
바보처럼 숨어버린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행복에 겨워 돌아옵니다.
내가 당신 앞에 나서거나 더 이상 전화하기를 주저하는 것은
나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부담을 느낄까봐 두려워해서입니다.
지금 이 순간도 나는 이 글이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까 두렵습니다.
나는 당신을 은혜하고 고와하며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.
쉼 없이 눈물이 흐릅니다.
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.
내 마음을 받아 주십시오.
나와 결혼해 주십시오.
나는 당신의 향기로 이미 눈 멀고 귀 멀어 버렸습니다.
당신이 내게 지상에 살아 있는 유일한 한 사람의 여자가 된 지 이미 8년이 되었습니다.
당신이 주는 무심함이 내게는 참기 힘든 가혹함이었지만 난 얼마든지 견딜 수 있습니다.
10년을 채우고 20년도 채울 수 있습니다.
그러나 이렇게 성급하게 내 마음을 온전히 바치는 것은
내가 미력하나마 당신을 도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.
당신은 끝없이 추구해야 할 일이 있고 열정과 능력이 있습니다.
그러나 당신 혼자보다는 두 사람이 함께한다면 당신이 꿈꾸는 세계를
조금 더 빨리 이루리라고 믿습니다.
나는 당신의 일을 사랑하며 당신이 일하는 모습까지 더없이 사랑하기 때문입니다.
부탁입니다. 나를 남자로 받아 주십시오.
당신이 지금 라디오를 듣고 있는지, 이미 잠들었는지, 일에 열중하는지,
어느 것 하나 알지 못하지만 나는 틀림없이 내 간절한 마음이
당신에게 전달되리라고 믿습니다.
내가 당신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키스를 했던 바닷가에 서 있는 커다란 소나무를 본다면, 당신은 내 마음이 그 때 그 곳에 이미 영원히 붙박여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.
나의 사랑은 어느 누구라 해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.
내 사랑은 절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.
왜냐하면 나는 당신에게만 뿌리를 박고 살 수 있는 한 그루 나무이니까요.
국화꽃 향기가 나는 사람이여,
나와 결혼해 주십시오!
- <한밤의 팝세계> 미주를 향한 승우의 프로포즈
이 프로포즈와 첫키스를 했던 소나무에서 승우가 기뻐서 인디언처럼 이상한 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장면과 미주가 암에 걸린 것을 알고 나서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그 사연을 읽던
승우가 그 사연의 주인공이 미주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낳으면 미주가 죽는다는 것도
알면서도 끝까지 미주를 사랑해주었던 승우.
그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국화꽃향기 마지막 이야기에서 죽음으로 이어졌지만
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 주미는 한 번도 엄마를 보지 못했지만...
두 사람의 사랑은 하늘에서 오리온자리가 있는 별에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.
영화 내용은 이 소설을 다 담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.
정말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슬프고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안타까웠다.
두번째이야기 마지막 이야기도 읽었지만 국화꽃향기는 역시 처음 두 권만 읽는 것이 제일
좋은 것 같다. 나중 두 권도 감성적이긴 하지만 뭔가 진부한 느낌이랄까?
개인적으로 김하인 작가를 좋아해서 이 책 외에도 소녀처럼,목련꽃그늘 등의 책을 읽었다.
하지만 그 중에서도 '국화꽃향기'를 따라올 순 없을 듯...
영화도 내가 좋아하는 배우 '박해일'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.
승우를 누가 연기하게 될까? 나름 걱정했었는데... 순수한 이미지와 지고지순한 사랑을
잘 표현해낸 것 같다. 다시 한 번 또 읽고 싶은 책 국화꽃 향기.
미주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국화꽃 향기처럼 미주와 승우와 함께 있는 저 하늘 오리온 자리
어딘가에 또 바람이 불 때 나는 국화꽃향기를 많으며 주미가 부모님을 기억하겠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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